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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기록,필사

037> 성장소설 << 유원>>

by 쑥잼 2020. 10. 28.

 

<<유원>>/ 백온유/ 창비/ 2020

 

 소설의 도입은 정적이다. 반대로 유원이라는 소녀와 가족이 겪은 일은 참담하다. 10년도 더 된 일이지만 모두들 '그 일'을 의식하고 나를 대하고, 주위의 모든 사람이 내게 일어났던 일을 알고 있다는 전제로 나를 보기 시작하다면 기분이 어떨까?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의인'이라는 존재에 대해 물음표를 띄우게 되었다. 누군가를 구하고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거나 다친 사람들은  의인으로 불려지지만, 사건 이전에 어떤 삶을 살아온 사람인지, 그리고 사건 후에 어떻게 살았는지는 알 수 없다. 한편으로는 의인의 도움을 받아 살게 된 사람은 그 사람만이 느끼는 마음의 부채를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도 소설을 읽으며 생각해보았다.

 친구 수현과 정현의 등장으로 소설은 활기를 띈다. 사람은 각자의 입장이 있다. 그 입장을 조각내보고, 다른 각도에서 보고, 수도 없이 곱씹어 보면서 이해를 해보려 노력한다. 유원과 수현, 정현은 미움을 붙잡고 원망만 하고 있지 않는다. 이해할 수 없는 사람에 대해서도 입장을 정리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행동을 하며, 꿈 꾸고 싶은 미래에 자신의 닻을 내리며 살아간다. 

 유원이 아저씨에게 자신의 심정을 분명하게 말한 것처럼 끊어내야 할 상황에서는 용기를 내야 나를 지킬 수 있다. 신체적으로는 성장이 아니라 노화가 진행되는 데도, 정신은 아직 성장의 끝이 보이질 않는다. 성장소설에서 여전히  '용기와 지혜'를 많이 얻는다. 좀 더 단단한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