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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기록,필사

035> 우리들의 파리가 생각나요

by 쑥잼 2020. 10. 26.

 화가 김환기님과 문필가이자 화가인 김향안님의 사랑과 삶이 담긴 책이다. 

 1910년대에 태어나서 일제강점기와 한국 전쟁 시기에도 그림을 그리고, 전시를 하고, 파리, 뉴욕에서 생활을 했다. 생활이 넉넉하지 않은데도  그림을 포기하지 않고 그려내신 것 자체가 인상적이었다. 

 김향안은 본명이 변동림인데 집에서 김환기와의 재혼을 반대하자 가문의 성을 버리고, 남편의 성을 따르고 남편의 호였던 향안을 이름으로 바꾸었다. 1900년대 초반에 자신의 뜻대로 인생을 개척해나가는 여성의 모습을 보게 되다니 의외의 수확이었다. 

 책에는 남편(김환기님)이 부인(김향안님)에게 쓴 편지 원본이 실려있다. 그림을 곁들인 편지 내용이 다정해서 상대방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두 분이 서로 '협조'하며 살았다고는 하나 한 사람의 희생이 있었기에 다른 한 사람은 그림에만 매진하는 삶을 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부인인 김향안님의 입장에서 쓴 글들은 어떤 생각들이 담겨 있는지 더 궁금해진다. 검색을 해 보았는데 김향안님이 쓰신 글이나 책을 찾지는 못했다. 다만 2020년에 이 분의 삶을 토대로 김채령 작가가 쓴 소설 <<천재들의 초상>>이 출간되어 있어 읽어보려 한다. 서울에 있는 환기미술관에 가 볼 날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