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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일상

025> 어수선한 마음.

by 쑥잼 2020. 10. 13.

주말에 늘어지게 쉬고 나면 월요일에 글쓰기가 싫다. 어제는 책 읽고, 쿠션 커버 하나 만들고 밥 해 먹고, 운동을 했다. 

오늘은 화요일. 써야 한다. 생각은 했지만 디마프를 최종화까지 울면서 봤다. 14회에서 답답하고 먹먹해서 멈춰 있었는데 친구가 끝이 해피엔딩이라고 하여 오늘 맘 잡고 끝까지 봤다. 고현정-조인성 커플이 나오기만 하면 계속 울고, 김혜자 선생님 얘기 나오면 또 울고 주구장창 울었다. 내내 슬프다가 16화에서 급작스럽게 해피엔딩이 된 것 같아 오히려 현실감이 떨어졌다.

밤 8시 30분이 되어서야 겨우 자리에 앉았다. 그림 공모도 하나 내보려고 하는데, 날짜는 다가오지만 그림이 안 그려진다. 좋아서 하는 일이라 해도 기한이 있고 강제성이 있으면 미루고 미루게 된다는 것을 몸소 알게 된다.

일을 쉰지 반년이 지났다. 쉰다고 크게 달라지는 게 없을 거라고 짐작했지만, 정말 별로 달라진 게 없다. 책을 여한없이 읽고, 스트레칭을 그나마 짬짬이 많이 하고, 작년보다는 그림을 많이 그리게 되었다는 것? 남들 이야기를 많이 읽었고, 그들 또한 많이 흔들리고, 때로는 하기 싫은 것들을 하며 버티고 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슬아 작가님은 '내'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보다 '타인'의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이 좋은 글이라고 했다. 다시 일을 시작하면 '타인'에게 좀 더 관심을 가질 수 있을까? 나에게 함몰되어 내 스스로를 불쌍히 여기고 우울해지는 패턴을 벗어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무엇을 손에 쥐고, 무엇을 더 놓아버려야 할 지 남은 기간 동안 마음을 잘 들여봐야겠다.

할 것은 많은데 손에 잘 잡히지 않아 머릿속이 어수선한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