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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일상

017 악몽>

by 쑥잼 2020. 10. 4.

악몽을 꿨다. 꿈 속에서 엄마는 더 젊었고, 나는 어렸다. 엄마는 각목을 들고 나를 쫓아왔다. 방문을 걸어잠그기 전에 나를 찾아냈고, 이모부는 내게 다른 각목 하나를 토스했다. 나는 각목을 휘두르지 못하고, 내게 왜 이러냐고 소리치며 울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엄마는 각목을 휘둘렀다. 

꿈이지만 너무 끔찍했다. 그리고 너무 생생해서 공포스러웠다. 보호받아야 할 대상에게 위협받는 것이 얼마나 공포스러운지 어렴풋이 알던 마음을 좀 더 생생하게 접했다. 개연성은 떨어지지만 내 손에 각목이라도 쥐어주고 내 편이 되어준 어른이 그 순간 얼마나 고마운지도 느꼈다. 

알코올 중독, 도박 중독, 우울증, 사이비 종교에 몰입 등 세상엔 인간의 판단력을 흐리게 하는 것들이 많다. 가정폭력이나 방임을 당하는 아이들은 보호자 외에 다른 어른들과 사회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경제적 능력 상실로 인해 갖게 되는 중독이나 우울증의 경우도 사회에서 도움을 줘야 한 가정이 제대로 서고, 그 구성원들이 제대로 살 수가 있다. 

한편으로 든 생각은 엄마, 아빠가 몸과 마음이 건강하셔서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른다. 그리고 얼굴을 마주할 때 나를 향해, 내 남편을 향해 쏘아붙이고 싶은 말들은 많겠지만, 그 말들을 다 쏟아내지 않고 절제하고, 정제해줘서 고맙다.

 

몸도 마음도 잘 지키며 살아가야지. 한 뼘이라도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게 살아야지. 잠을 깨고 정신을 깨우는 주문을 외워본다.